나혜석, 그녀는 조선 최초의 여성 서양화가이자 문필가였으며, 당대 누구보다 앞서 자유를 꿈꾸고 실천한 개혁적인 지식인이었다. 1927년부터 세계 여행을 떠난 그녀는 유럽 곳곳을 누비며 그곳에서 본 풍경과 문화, 예술, 그리고 사람들의 삶을 섬세한 필치로 기록했다.
이 책은 “베를린에서 런던까지”, “베를린의 그 새벽”, "밤거리의 축하식" “정열의 스페인행”, “이탈리아 미술기행” 네 편의 수필을 엮은 것이다. 베를린과 런던의 도시 풍경, 스페인의 뜨거운 정열, 이탈리아 미술의 감동까지—그녀는 단순한 여행자의 시선이 아니라, 시대를 고민하고 예술을 사랑한 지식인의 시선으로 유럽을 바라보았다.
당시 여성에게 허락되지 않았던 자유를 직접 경험하며, 나혜석은 ‘길 위에서’ 더욱 깊이 사색하고 성장했다. 그녀가 본 유럽의 거리, 예술작품, 그리고 삶의 풍경을 따라가다 보면, 독자는 단순한 여행기가 아닌 한 여성 지식인의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을 것이다.
나혜석(羅蕙錫, 1896~1948)은 한국 최초의 여성 서양화가이자 문필가로, 여성의 권리와 자아를 적극적으로 주장한 선구적 인물이다. 일본에서 미술을 전공한 그는 화가로서뿐만 아니라 수필과 논설을 통해 조선 여성의 삶과 자유를 탐구했다. 3·1 운동에 참여하며 독립운동가로서의 면모도 보였으며, 이후 세계 여행을 하며 글과 그림으로 자신의 사상을 표현했다. 전통적인 여성관에 도전하며 이혼과 사랑, 사회적 편견에 대한 글을 남긴 그는 한국 페미니즘 문학의 개척자로 평가받는다.